[기업하기 힘든 한국] "기업 노동환경 5점 만점에 1.2점…세금·생산여건도 턱없이 나빠"

입력 2015-12-15 18:03  

30개 주요 기업 CEO 설문

"노조와 매년 임금교섭, 전세계서 한국이 유일"
규제건수도 매년 늘어

기업 세액공제 계속 축소…준조세가 법인세 1.5배

물류·특허 인프라는 '양호'



[ 서욱진 기자 ] 주요 3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한국의 기업 환경이 중국보다 열악하다고 평가한 것은 충격적이라는 게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평가다. 이런 조사가 나온 것은 노동 환경과 각종 규제를 나타내는 제도적 환경이 나쁜 것이 결정적이었다. CEO들은 두 항목을 낙제점으로 평가했다. CEO들이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과제로 노동시장 경직성, 고임금, 강성노조의 해소를 꼽은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노동 및 제도적 환경 ‘낙제점’

30개 기업 CEO들은 한국의 노동 환경을 5점 만점에 1.2점으로 평가했다. S 5점, A 4점, B 3점, C 2점, D 1점, F 0점인 것을 감안하면 낙제점이라는 게 조사를 진행한 전경련의 평가다. ‘0’점을 준 CEO도 5명이나 됐다.

세계경제포럼(WEF)의 ‘2014 세계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노사 간 협력’(132위), ‘고용 및 해고 관행’(106위)’, ‘정리해고 비용’(120위) 등 노동 환경 관련 주요 항목에서 100위권 밖의 최하위 수준이었다. 세르지오 호샤 한국GM 회장은 지난 9월 한국경제연구원 주최 세미나에서 “매년 노조와 임금교섭을 하는 사업장은 한국이 유일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국은 상시 직무의 계약직 고용을 금지하고, 비정규직의 최장 계약기간도 2년으로 제한하는 등 채용 경직성이 높은 나라로 분류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노동시장의 생산성도 낮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노동생산성은 2008년 94.7에서 2010년 100으로 높아졌다가 2012년 97.6으로 다시 하락했다. 2012년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5위에 그쳤다.

규제의 정도를 나타내는 제도적 환경에 대한 평가도 1.6점으로 낙제점을 받았다. 대표적 규제개혁 시스템인 규제개혁총량제가 제대로 시행되지 못하는 등 기업들이 규제개혁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 8월 기준 등록 규제 수는 1만4608건으로 2009년(1만2905건)보다 13.1% 증가했다.

◆세제와 생산 여건도 좋지 않아

그렇다고 조세 환경과 생산 환경이 좋은 것도 아니다. CEO들의 조세 환경 평가 점수는 2.1점에 그쳤다. 조세 및 준조세 부담이 그만큼 크다는 의미다. 전경련이 최근 157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가 ‘2011년부터 법인세 실효세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또 80%는 ‘2014년 세법 개정으로 내년에도 실효세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들은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 축소, 기업소득환류세제 신설, 연구개발(R&D)세액공제 축소, 외국납부세액공제 축소 등으로 세부담이 커졌다고 밝혔다.

여기에 각종 부담금과 기부금 등 준조세가 법인세보다 1.5배나 많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농어촌상생기금 1조원을 조성하기로 하는 등 기업의 준조세 부담은 더 커지는 추세다.

입지와 유틸리티 비용, 적정 부지 확보 용이성 등 생산 환경에 대한 평가 점수도 2.3점에 불과했다.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발표에서 드러난 것처럼 안정적인 경영활동 지속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인건비 부담과 재고 증가 등 생산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인력과 기술 등 인프라는 양호

인력과 기술 수준, 물류 통신 등 종합 인프라 환경은 상대적으로 높은 3.5점을 받았다. 지난해 한국의 국제 특허출원 건수는 전년 대비 6.2% 증가하며 5년 연속 세계 5위 자리를 유지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은 4.15%로 OECD 회원국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높다. 인천국제공항은 세계 공항서비스 평가에서 올해 10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부산항의 컨테이너 물동량도 세계 6위로 높은 수준이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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